인천 이화찹쌀순대, 어릴 적 아빠와 가던 순댓국집을 지금은 남편과

어릴 적 아빠가 우리 가족을 데리고 외식하러 가던 순댓국집이 있다.
인천 이화찹쌀순대.
그때는 순댓국을 먹지 않았다. 내장이라는 말이 어릴 때는 싫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애들은 순대만 따로 시켜 주셨다.
그런데 순대를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국물이 어찌나 맛있던지!
아빠에게 물어보니 그게 순댓국 국물이란다.
그런가 보다 했다. ㅎㅎ
세월이 흘러 이제는 순댓국에 순대만 넣어 달라고 당당하게 주문할 줄 아는 어른이 됐다. 내 입맛이 상당히 아재스럽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
이화찹쌀순대는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
가끔 아빠를 모시고 가면 예전 맛 그대로라고 하신다. 나는 그때 순댓국을 직접 먹어본 게 아니라 비교할 수 없지만, 지금도 이 집 순댓국이 제일 좋다.
지금은 남편과 함께 가는 나의 최애 순댓국집이다.
순댓국에 순대만 넣어주세요!
우리 부부는 둘 다 초딩 입맛이다.
순댓국은 좋아하지만 고기나 내장은 안 먹는다. 그래서 주문할 때 꼭 순대만 넣어 달라고 한다.
대식가인 나는 특 13,000원, 남편은 보통 11,000원.
밑반찬으로 깍두기, 마늘, 쌈장이 나온다. 새우젓이나 청양고추가 필요하면 따로 말씀드리면 된다.
이 집 순댓국은 밥이 미리 말아져 나오는 국밥 스타일이다.
국물은 원래 맑은 편인데 빨간 다대기가 기본으로 들어 있다.

나는 이 다대기가 이 집 순댓국의 킥이라고 생각한다.
파도 듬뿍 들어 있고 살짝 매콤하다. 국물에 다대기를 풀면 그 맛이 참 좋다.
그리고 우리 부부에게는 꼭 필요한 과정이 하나 더 있다.
공깃밥 추가!
이미 밥이 들어 있는 국밥인데도 공깃밥을 하나 더 주문해서 반씩 나눠 넣는다.
다행히 이 집은 1인 1국밥 주문 시 공깃밥 추가가 무료다.
자, 이제 먹을 준비 끝!
잡채 대신 밥알이 들어 있는 찹쌀순대

나는 국밥이 나오면 순대부터 몇 개 건져 앞접시에 담는다.
너무 뜨거우니까 잠깐 식히려고.
이 집 순대는 흔히 먹는 당면순대와 다르다. 속에 밥알이 들어 있는 찹쌀순대다.
한입 크기로 썰어 나온 순대 위에 쌈장을 조금 올리고 마늘까지 얹는다.
아, 맛있다!
나는 이렇게 먹는 게 제일 좋다.
순대를 따로 건져 먹다가 남은 국밥에 밥을 잘 섞어 먹는다. 깍두기도 곁들이고.
그렇게 먹다 보면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인다.
그런데 왜 남편 뚝배기가 더 크지?

맛있게 완뚝하고 나서 남편 뚝배기를 봤는데 이상하다.
어라?
남편 그릇이 내 것보다 커 보이는 거다.
잠깐만. 나는 특이고 남편은 보통인데?
자세히 보니 내 뚝배기는 높이가 조금 더 높고, 남편 것은 지름이 손가락 두께만큼 더 넓었다.
순간 억울했다.
아니, 내가 2,000원이나 더 냈는데! ㅋㅋㅋ
그랬더니 남편이 설명해 준다.
자기 것은 적당히 담겨 나왔지만 내 것은 넘칠 정도로 가득 담겨 나왔단다. 순대도 내 것이 훨씬 많았다고.
듣고 보니 그렇긴 했다.
하하. 괜히 그릇 크기만 보고 억울해할 뻔했다.
줄은 서지만 생각보다 빨리 들어간다

이화찹쌀순대는 갈 때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입구에는 2024년, 2025년, 2026년 블루리본 서베이 스티커도 붙어 있다.
그런데 줄이 있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회전율이 꽤 빨랐다.
오래 술 마시며 앉아 있는 곳이 아니라 국밥 먹고 일어나는 손님들이 많은 집이니까.
식사 공간도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우리가 앉은 좌식 구역, 그 옆 입식 테이블, 그리고 2층에도 입식 테이블 구역이 두 곳 더 있다.
구역마다 서빙하는 이모님들이 계신다.
여기서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손님들이 필요한 걸 부탁해 놓고도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가지러 일어나는 거다.
그러면 이모님들이 계속 말씀하신다.
“가져다드릴게요. 자리에 앉아 계세요~!”
ㅋㅋㅋ 한국 사람들 참 급하다.
물론 나도 남 말 할 처지는 아니다.
몇십 년이 지나도 같은 자리에 있는 집
이화찹쌀순대는 어릴 적 아빠와 함께 갔던 그 자리에 여전히 있다.
이제는 남편과 함께 가고, 가끔 아빠를 모시고 가기도 한다.
아빠는 여전히 그 맛이라고 하신다.
나는 순대만 먹던 어린아이에서 순대만 들어간 특 순댓국을 주문하는 어른이 됐다.
입맛이 변한 건지, 안 변한 건지. ㅎㅎ
맛있는 순댓국집은 많겠지만 나에게 이화찹쌀순대는 조금 특별하다.
다음에 가도 나는 특, 남편은 보통을 주문할 거다.
물론 뚝배기 크기부터 확인하고 순대도 세어 먹을꺼다.
아마도. ㅋㅋㅋ
이화찹쌀순대 방문정보
📍 주소: 인천광역시 제물포구 인중로26번길 25 (도원동)
📞 전화: 032-882-3039
🕒 영업시간: 월~금 11:00~21:00 / 토요일 09:30~21:00 / 일요일 정기휴무
🚗 주차: 전용 주차장 있음
🍚 참고: 1인 1국밥 주문 시 공깃밥 추가 무료
※ 영업시간과 휴무일은 방문 전 다시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